창업가들이 흔히 아는 '성공하는 이유는 한 가지지만 실패하는 이유는 다양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성공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은 필수거니와 실패하는 원인을 알고 미리 대비해야 하는 것이 창업입니다. 다른 초기 창업가의 성공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 스스로의 실패 사례에서 원인 분석한 내용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어떤 창업가에게는 제 경험이 적은 실패로 느껴질 수 있으나, 여러 창업 팀 사람들을 만나면서 공통적으로 많이 느낀 문제였기에 이 글을 통해 한 번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저희 팀은 열정적으로 앱을 출시하고 매주 개선 업데이트를 했지만 사용자 증가율에 특별함이 없었습니다. 저희는 개발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저와 개발 팀원이 모여 입코딩 및 실시간으로 UI를 그려가며 기획하여 서비스를 개발하는 업무 프로세스를 가졌습니다. 빠른 개발을 위해 월요일 기획 및 개발 착수, 금요일 밤 배포 루틴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작은 앱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팀은 매주 새로운 업데이트가 올라가는 것을 보며 '열심히 개선하는 열정적인 팀'으로 보인다며 성취감을 얻고 있었습니다. 성과 공유를 위해 GA와 DB에서 DAU, 핵심 기능 사용 횟수, 사용자 증가율 등을 공유했고, 각종 지표가 미미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저는 아주 얼핏 서비스가 실패하는 길로 가는 게 아닌지 의심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당시 느끼지 못했던 가장 큰 문제는 팀원이 사용자를 잘 모르거나 각자가 다르게 이해하고 있었고 심지어 이 사실조차 몰랐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앱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스펙의 사람이며 어떤 목적을 갖고 언제, 왜 사용하는지 몰랐습니다. 저와 마케터는 사용자를 만났지만 '대충' 우리가 생각했던 그런 사람이었고, '대충' 우리가 상상했던 그런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이해했습니다. 이것을 개발자에게 빈틈 있게 공유하여 개발 팀원은 본인들이 만드는 앱의 사용자에 대한 다른 이해를 갖게 만들었습니다. 아마 때문에 기획 과정에서 그 당시에는 도통 이해가 안 되는 근본 없는 의견 충돌이 생겼던 것이라 판단됩니다. 그리고 때문에 목표를 잃어버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문제는 팀원들이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이 아니라 관성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며 드러났습니다. 개선을 위해 비전을 공유하고 OKR을 도입했지만 practice일 뿐 공감을 이끌지 못했고 눈앞에 개발에 몰두했습니다. 인스타그램 마케팅 계정은 활발이 운영되었으나 앱 사용자 증가에 미치는 효과는 낮았고 우습게도 계정 팔로우 증가율이 앱 다운로드 증가율에 비교도 안되게 높았습니다. 팀원이 사용자를 모을 수 있는, 사용자를 위한 일을 해야 함을 잊어버린 것을 느꼈습니다. 이번 주의 50시간이 이룬 성과가 지난주의 50시간과 같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서비스가 더이상 크게 성공할 가능성이 없음을 CTO분과 이야기하며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목적이 불분명한 채 관성으로 하는 일이 보이면 위험을 직감해야 합니다. 특히 성과가 꾸준하게 있다면 투입한 리소스만큼 팀의 성장과 관련 있는 일인지 더욱더 의심을 해야 합니다. 다른 일을 하느라 바빴지만 모든 일을 멈추더라도 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찾았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게 위험한 것 같다는 사실을 이야기할 기회를 갖지 못한 것도 실패의 원인 같습니다. 만약 자본이 많고 외형적인 성장이 있었어도 팀 내부적으로 곪아 팀 빌딩을 다시 해야 하는 정도의 고통을 겪었을 것입니다. 위험은 목표를 잃는 것에서 시작되고 정체됨에서 완성된다고 느꼈습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빠르게 변한다고 말하지만, 사람은 물리적으로 빠르게 변할 수 없습니다. 단지 빠르게 성장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팀의 리더로서 그리고 팀원으로 일하면서 위의 문제로 야기되는 더 큰 문제도 보았습니다. 팀원으로서 회사가 커지길 바란다면 같은 일을 하더라도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작은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키우는 일을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대표 포함 스타트업 종사자분들이 회사를 성장시키는 성과를 달성하고 커리어를 발전시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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